"샤넬백은 이제 흔하잖아요"…요즘 부자들 지갑 여는 곳
-
한국경제(장서우 기자), 2026.07.12

- 수입 주얼리·시계 브랜드 결제액 '급증'
- '스몰럭셔리' 트렌드에 예물 수요 겹쳐
- "외국인 명품 소비도 면세점→백화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얼리, 시계 등 명품 소비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원정 쇼핑’과 더불어 혼인 증가에 따른 예물 수요 상승, ‘스몰 럭셔리’ 트렌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방보다 시계·주얼리 선호”
8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으로 티파니에서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온라인 직영 기준)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59% 늘었다. 5월과 6월 결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각각 487%, 524%로 눈에 띄게 높았다.
이외에도 부쉐론(97%), 쇼메(96%), 반클리프앤아펠(91%), 불가리(80%), 코치(77%), 까르띠에(51%) 등 주얼리 브랜드에서의 카드 결제액이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명품 시계 브랜드에서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스와치그룹의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블랑팡에서의 카드 결제액은 337% 뛰었다. 브레게(166%), 해밀턴(160%), 론진(96%), 오메가(82%), 티쏘(63%) 등 스와치그룹 계열 브랜드들의 카드 결제액이 나란히 큰 폭으로 늘었다. 로저드뷔(152%), 피아제(140%), 예거 르쿨트르(75%) 등 리치몬트그룹 산하 브랜드의 결제액도 증가세가 확연했다. 글로벌 매출 1위로 알려진 롤렉스 카드 결제액도 88% 늘었다.

명품 소비의 축이 가방에서 주얼리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메스의 버킨백,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 등 주요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이 “흔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명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 가방 하나씩은 보유하는 시대가 왔다”며 “에르메스, 샤넬 등 초하이엔드 브랜드를 중심으로 주얼리·시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까르띠에의 '러브 브레이슬릿'. 한경DB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 주얼리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주얼리 시장 규모는 9조7744억원으로, 10조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1.4%다. 국산 주얼리 시장 규모가 5조9709억원으로 1.1% 감소한 반면 수입 시장은 3조8035억원으로 39.2% 증가했다. 수입 주얼리 시장 규모는 4년 전에 비해 113.8% 커졌다. 연평균 성장률은 20.9%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6%에서 38.9%로 높아졌다.
수입 주얼리 브랜드가 약진한 배경엔 수년간 지속된 금값 상승이 있다. 박세헌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산과 수입 주얼리 간 가격 격차가 좁혀지자 국산 대비 가치가 높은 글로벌 브랜드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티파니의 '이터너티 워치' 컬렉션. 한경DB
투자·예물 수요도↑…외국인 소비 ‘절정’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주얼리 소비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옷이나 가방보다 가격 부담이 낮은 주얼리로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소비층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고가의 파인주얼리 시장은 전년 대비 6.9% 감소한 반면, 패션주얼리 시장은 22.1% 커졌다. 박 연구원은 “2만~5만원대 초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다품소비가 확산된 결과”라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한 ‘둠스펜딩’(doom spending)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불가리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에클레티카'. 불가리 제공
시계의 경우 투자 자산으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주식보다 낮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시계는 시세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 가격이 예상 가능한 범위 내”라고 했다. 실제로 명품 시계 중고 거래 플랫폼 바이버를 통해 이뤄진 거래액이 올해 4월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0만명 수준이다.
30대 초반 인구와 함께 결혼이 늘자 예물 수요도 덩달아 회복세다. 2021년 9891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예물 주얼리 시장은 2023년 614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가 2025년 8577억원까지 반등했다. 2012년부터 11년 연속 감소하던 혼인 건수가 2023년 반등해 3년 연속 늘고 있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작년 혼인 건수는 24만 건으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명품 소비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의 5월 외국인 명품 매출은 140.6% 뛰었다. 하이주얼리 매출은 220.1%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의 명품 매출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9.2%에서 올해 15.8%(1~5월 기준)까지 올랐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인바운드 소비 패턴이 패키지여행·면세점 중심에서 개별여행·백화점·명품 중심으로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샤넬백은 이제 흔하잖아요"…요즘 부자들 지갑 여는 곳
-
한국경제(장서우 기자), 2026.07.12
주얼리, 시계 등 명품 소비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원정 쇼핑’과 더불어 혼인 증가에 따른 예물 수요 상승, ‘스몰 럭셔리’ 트렌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방보다 시계·주얼리 선호”
8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으로 티파니에서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온라인 직영 기준)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59% 늘었다. 5월과 6월 결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각각 487%, 524%로 눈에 띄게 높았다.

이외에도 부쉐론(97%), 쇼메(96%), 반클리프앤아펠(91%), 불가리(80%), 코치(77%), 까르띠에(51%) 등 주얼리 브랜드에서의 카드 결제액이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명품 시계 브랜드에서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스와치그룹의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블랑팡에서의 카드 결제액은 337% 뛰었다. 브레게(166%), 해밀턴(160%), 론진(96%), 오메가(82%), 티쏘(63%) 등 스와치그룹 계열 브랜드들의 카드 결제액이 나란히 큰 폭으로 늘었다. 로저드뷔(152%), 피아제(140%), 예거 르쿨트르(75%) 등 리치몬트그룹 산하 브랜드의 결제액도 증가세가 확연했다. 글로벌 매출 1위로 알려진 롤렉스 카드 결제액도 88% 늘었다.
명품 소비의 축이 가방에서 주얼리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메스의 버킨백,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 등 주요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이 “흔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명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 가방 하나씩은 보유하는 시대가 왔다”며 “에르메스, 샤넬 등 초하이엔드 브랜드를 중심으로 주얼리·시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까르띠에의 '러브 브레이슬릿'. 한경DB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 주얼리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주얼리 시장 규모는 9조7744억원으로, 10조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1.4%다. 국산 주얼리 시장 규모가 5조9709억원으로 1.1% 감소한 반면 수입 시장은 3조8035억원으로 39.2% 증가했다. 수입 주얼리 시장 규모는 4년 전에 비해 113.8% 커졌다. 연평균 성장률은 20.9%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6%에서 38.9%로 높아졌다.
수입 주얼리 브랜드가 약진한 배경엔 수년간 지속된 금값 상승이 있다. 박세헌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산과 수입 주얼리 간 가격 격차가 좁혀지자 국산 대비 가치가 높은 글로벌 브랜드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예물 수요도↑…외국인 소비 ‘절정’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주얼리 소비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옷이나 가방보다 가격 부담이 낮은 주얼리로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소비층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고가의 파인주얼리 시장은 전년 대비 6.9% 감소한 반면, 패션주얼리 시장은 22.1% 커졌다. 박 연구원은 “2만~5만원대 초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다품소비가 확산된 결과”라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한 ‘둠스펜딩’(doom spending)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불가리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에클레티카'. 불가리 제공
시계의 경우 투자 자산으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주식보다 낮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시계는 시세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 가격이 예상 가능한 범위 내”라고 했다. 실제로 명품 시계 중고 거래 플랫폼 바이버를 통해 이뤄진 거래액이 올해 4월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0만명 수준이다.
30대 초반 인구와 함께 결혼이 늘자 예물 수요도 덩달아 회복세다. 2021년 9891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예물 주얼리 시장은 2023년 614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가 2025년 8577억원까지 반등했다. 2012년부터 11년 연속 감소하던 혼인 건수가 2023년 반등해 3년 연속 늘고 있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작년 혼인 건수는 24만 건으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명품 소비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의 5월 외국인 명품 매출은 140.6% 뛰었다. 하이주얼리 매출은 220.1%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의 명품 매출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9.2%에서 올해 15.8%(1~5월 기준)까지 올랐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인바운드 소비 패턴이 패키지여행·면세점 중심에서 개별여행·백화점·명품 중심으로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